도서

<시인장의 살인> - 이마무라 마사히로

다람다 2024. 11. 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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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코 대학교 '미스터리 애호회'의 회원 하무라와 회장 아케치는 '영화 연구부'에서 여름 합숙을 간다는 소식을 듣는다. 영화 연구부가 여름에 펜션을 간다는 조합이 '미스터리'스럽다 느낀 두 사람은 합숙에 동참하고 싶어 관계자에게 부탁해 참가 허가를 받는다. 합숙에는 미스터리 애호회, 영화 연구부, 연극부 뿐만이 아닌 같은 신코 대학교 문학부에 재학중인 탐정 겐자키 히루코까지 참여한다는 사실에 신코대학교의 홈스라 자처하는 아케치는 라이벌 의식을 불태운다. 그런 합숙 첫날 밤 일행은 조를 짜서 오래된 신사로 담력 시험에 나섰으나 이들에겐 '아무도 준비한 적 없는 이벤트'가 발생한다.
 
 
 
특수설정 미스터리라고 불리는 장르다. 비현실적인 특수한 설정을 인정하고 전제한 채로 진행되는 추리 장르라고 하는데 만화 <데스노트>나 게임 <쓰르라미 울 적에>, <레이튼 시리즈>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특수설정이란 좀비다. 물론 작중에서도 좀비가 보편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언제까지고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의외로 등장인물들은 좀비라는 존재와 현재 상황을 금방 납득해 버린다. 작가 또한 좀비의 설정을 이미 수없이 나온 보편적인 좀비 매체에 어느정도 떠넘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장르는 엄연히 미스터리고 인간이 일으키는 살인사건을 푸는 것이 주가 된다. 중반을 넘어가면 좀비는 어디까지나 배경이고 밀실, 나아가서 이중밀실을 만드는 장치이자 시간의 흐름에 따라 등장인물들의 운신 범위를 좁히는 존재로서 기능한다. 그런 부분만 놓고 본다면 좀비를 독가스, 홍수 등으로 바꿔 생각해도 큰 무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정작 이 소설의 가장 큰 걸림돌은 좀비도, 복잡해 보이는 평면도도 아닌 다른 사람들도 많이 지적하는 '라노베' 스러움이다. 주인공의 몇몇 독백은 만화나 라이트 노벨에서 튀어나올법하고 다른 여자 캐릭터들을 향한 묘사(미소녀/드센 여자 등), 작중 1년 전 성폭행 사건을 향한 시선 등이 가볍다.
 
개인적으론 좀비가 만든 이중밀실이라는 상황이 신선하고 좋았지만 전술한 라이트노벨 스러움이 많은걸 깎아먹었다. 알라딘 기준 시리즈 중에서 제일 별점이 낮은데 아마 이 라노베스러움을 견디지 못하고 떨어져 나간 사람들이 많았고, 후속작에는 그걸 이겨내고 각오한 사람들이 들어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별점이 높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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