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흑뢰성> - 요네자와 호노부

다람다 2024. 11. 14. 17:55
반응형

일본 전국시대, 패권을 목전에 둔 오다 노부나가의 휘하 무장이었던 아라키 무라시게는 반역을 일으키고 자신의 거점 아리오카성에서 농성한다. 그리고 아라키 무라시게는 본인을 설득하러 온 오다 노부나가의 군사 구로다 간베에를 성 지하 감옥에 가둔다. 농성이 길어지며 성 안에는 이상한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무라시게는 현명한 간베에의 조언을 구하기 위해 지하 감옥으로 내려간다.

 

 

일본의 전국시대 막바지를 다루는 역사 미스터리 소설이다. 아라키 무라시게와 간베에는 실존인물로 실제 간베에가 무라시게의 성에 갇혀 있었다는 것도 역사적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일본 역사를 자세히 배우지는 않지만 '전국시대를 평정할 뻔한 오다 노부나가의 뒤를 이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일본을 통일하고 임진왜란을 일으킨다'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짧은 한 줄만 보아도 아라키 무라시게의 앞날이 그다지 밝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소설은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며 각각 독립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한다. 각각의 사건은 놓고 보면 서로 연관도 적어 보이고 중요한 결과를 낳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다소 밋밋해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마지막 장에 사건들이 모이며 진의가 드러나는 순간 주는 충격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요네자와 호노부가 갖고 있는 장기임에 분명하다.

 

개인적으론 요네자와 호노부의 문체는 버석하고 건조하다고 생각하는데 가망 없는 반란으로 점차 희망과 생기를 잃어가는 아리오카성의 분위기와 딱 맞는다고 생각한다. 읽는 내내 귓가에 스산하고 불길한 바람의 소리가 들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반응형